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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EDUCATION

공지사항

왜 영국교육인가3

admin 2014-06-18
 왜 영국교육인가3
 
게임왕이 더디어 영화감독 되다
 
 
 
 
(지난회에 이어)
 
나는 상기에게 입학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게임과 기타를 중단하고 매 주말 기출 문제 풀이와 단어 및 용어를 숙지하고, 매일 밤 11시면 그날 학습한 내용을 서로 확인하기로 약속했다. 상기의 진학의지는 강했지만 명문사립인 Wellington College입학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기의 변화에 내 가슴은 벅차게 뛰고 있었다. 입학 시험은 3월21일로 잡혔다. 준비할 시간이 불과 2달 남짓. 나는 입학사정관을 찾아가 시험일자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일반적으로 영국명문 사립학교의 입학시험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상기의 희망을 꺾지 않기 위해 Mr. R J Walker 입학사정관을 찾아가 상기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 후 입학시험일자를 한달 뒤로 연기했다.

그 후 공부할 때 상기의 눈에는 빛이 났으며, 그의 집중력은 게임에 빠져 있던 모습과는 다른 광채를 내뿜고 있었다. 그런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합격 소식이 날아들었다. 상기와 나는 너무 기뻤다.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상기는 Wellington College에서의 새로운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영화에 관심을 보였다. 이후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영화 축제, 드라마 클럽, 영화 대본 모임 등에 열심히 참여했다. 2007년 8월, 대학입학시험(A-Level)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런던 대학교(Goldsmith College) 영화제작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빨간색 모자를 비스듬히 눌러쓰고 기타 하나 달랑 메고 온 중학교 1학년의 상기. 그가 영국 땅을 처음 밟았던 그때로부터 5년 6개월이 지난 2007년 11월 어느 날, 런던의 윔블던 거리를 지나가는데 웬 젊은 동양 학생이 열심히 종이박스를 수집하고 있었다. 수십 장이 넘는 종이박스를 끙끙대며 쌓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 학생은 다름아닌 상기였다. 너무 반갑고 신기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상기는 내일부터 본인이 처음 작성한 영화 대본으로 실제 영화 장면을 만들어야 하는데, 종이 박스로 벽을 만들어 그 위에 영화 배경을 그림으로 그려 영화를 찍으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제목은 ‘기타 하나 손에 달랑 들고’라고 하는데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고 그의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열심히 해. 상기 파이팅~!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