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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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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이령이의 옥스퍼드(Oxford) 법대 입성기

admin 2016-03-14
 

<본문 내용>
 

11살의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영국은 참 좋은 나라였다. 그렇게 홀로 떠난 조기유학의 길. 낯선 땅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한 결과 지난해 가을, 한국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옥스퍼드 대학 베일리얼 칼리지(Balliol College) 법학과 4년 과정 입학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었다외롭고 힘들 때는 노래를 부르며 꿈을 키워간 이령( 18) 양의 얘기다.


학구적인 분위기에 반해 떠난
조기 영국 유학

엄마 이희원 씨가 만 11살에 이령 양의 조기유학을 결정한 이유는 바로 외국어 때문이다. 본인의 미국 유학 시절을 통해 언어는 단순한 공부가 아닌 습관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 그래서 어릴 때부터 공부에 남다른 능력을 보여온 큰딸 이령 양이 더 넓은 세상,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본 능력인 언어를 좀 더 빠르고, 완벽하게 익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아이를 유학 보낼 때 한국어로 일기나 편지를 쓰고 독서토론을 할 정도의 수준일 때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한국말을 안 잊어버리고, 외국에서 공부할 때도 잘 맞춰갈 수 있기 때문이죠. 령이는 어렸을 때 미국에서 생활했고, 한국에서는 서울외국인학교에 다녔어요. 덕분에 한국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잘 사용하고 있던 터라 어린 나이에 떠난 유학에도 큰 무리가 없었어요.
이희원 씨는 이령 양의 유학을 결정하기 전 아이와 함께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런던 시내와 예쁜 캠퍼스도 둘러보고, 수업 분위기를 통해 선생님과 학생들의 친절도 경험했다. 그리고 영국의 명문대학 옥스퍼드를 둘러보는 동안 아이는 영국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엄마의 결정과 통보가 아닌, 아이가 스스로 그 상황을 살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렇게 이령 양은 영국 최고의 여자 명문학교 위콤 애비 스쿨(Wycombe Abbey School, 2015년 사립학교 랭킹 중등과정 1) 7학년으로 진학했다.
“영국을 선택한 이유는 자유분방한 미국보다는 학구적이고, 차분한 분위기가 아이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어요. 령이도 여행에서 영국을 봤을 때 그 분위기를 마음에 들어 했고요.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용감하게 떠난 령이지만, 처음에는 향수병을 좀 앓았어요. 자주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애처롭고, 안쓰러웠죠.
이령 양은 어려서 유학을 간 덕분에 오히려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문화에 동화되면서 향수병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시간 말고는 향수병에 대한 해결책이 없었어요. 그래도 저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아플 때는 집밥이 참 그리운데, 이럴 때 친구들이 많은 힘이 되었죠.
이령 양은 고등학교 때 최고의 고등학교로 손꼽히는 웨스트민스터 스쿨(Westminster School, 2015 A-Level 랭킹 3)로 학교를 옮겼다. 이처럼 고등학교 때 옮겨서 들어가는 경우는 대학 입학시험보다 더 어렵고 치열하다.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적잖다. 그럼에도 좋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장점은 무엇일까?
“령이가 옮기고 싶다고 해서 시험을 보게 됐어요. 영국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교외활동을 하는 것이 대학 진학에 큰 도움이 돼요. 특히 좋은 고등학교일수록 이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제공되죠. 실제로 령이는 고등학교에서 소사이어티 클럽을 만들어 책을 출판하고, 캠브리지 대학이 주최하는 Law Essay(법률 에세이) 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에세이를 쓰는 연습을 많이 한 덕분에 에세이 쓰는 실력을 차곡차곡 잘 쌓을 수 있었죠.




<본문 내용>

1
아담한 1인실 기숙사 방에서 필기한 노트와 부연 설명을 적은 스터디 카드를 활용해 공부하는 이령 양.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교양과목 없이 전공과목을 심도 깊게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학습량과 집중력을 요한다
2 옥스퍼드 시험 날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검은색 교복과 학사모를 쓰고 시험이나 학교 행사에 임하는 것이 전통이다.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다는 옥스퍼드 대학의 교육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3
웨스트민스터 스쿨 동문 변호사 모임에 초대된 이령 양. 모임을 통해 법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법학도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언어부터 인턴십까지 차근차근 준비한
옥스퍼드 법대 도전기

이령 양은 1년에 한 번 있는 웨스트민스터 스쿨 동문 변호사 모임에 초대되면서 법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후 방학 때 런던 대학과 예일 대학에서 진행하는 법학 서머스쿨에 참여했다. 해당 대학 교수가 직접 법과 철학, 정치 등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령 양은 이런 흥미로운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자신의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을 받았다.
“처음에 저의 문과적 소양을 보시고 엄마가 법학을 권해주셨어요. 저와 잘 맞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법학을 접해보니 제게 잘 맞는 재미있는 분야라는 걸 알 수 있었죠. Commercial Law(상법) 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 분야에 관련해 영국과 한국에서 인턴십을 한 것도 좋은 경험이 됐어요. 어린 나이여서 구체적인 경험을 할 수는 없었지만, 로펌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거든요. 다른 영국 대학을 졸업한 한국 선배들을 만나면서 졸업 후 진로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법학 전공에 대한 확신이 들자 이령 양은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대학인 옥스퍼드를 목표로 삼았다.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얀마의 아웅 산 수치, 영국 총리를 지낸 토니 블레어, 미국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 인도 총리를 지낸 인디라 간디, 파키스탄 전 총리 베나지르 부토 등이 모두 옥스퍼드 출신. 학문의 수준은 물론, 학교의 위상도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다.
“옥스퍼드는 튜토리얼이라고 해서 일대일 또는 이대일의 집중 맞춤형 교습을 받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베일리얼 칼리지 법학과 4년 과정을 희망했어요. 3년제인 일반 법학과와는 달리 유럽의 대학에서 1년 동안 머물면서 법을 공부하는 특전이 주어지는 과정이에요. 외국어로 에세이를 자유롭게 쓸 정도의 언어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거의 없지만, 법학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영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외국어를 배운다. 이령 양은 일찍 유학생활을 시작한 덕분에 학교에서 스페인어, 라틴어, 불어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옥스퍼드 대학 베일리얼 칼리지 법학과 4년 과정을 목표로 정한 뒤에는 원어민 선생님과 틈틈이 불어를 공부했고, 방학 때 2주간 프랑스에서 인턴십을 하며 언어를 완벽하게 익혔다.
영국 대학 입시는 학업 성적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이령 양은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공부에 많은 신경을 썼다. 영국 입시에서는 10학년과 11학년으로 구성된 중등과정인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 12학년과 13학년으로 구성된 고등과정인 A-Level(General Certificate of Education Advanced Level), 지망학과의 적성검사시험인 LNAT(Law National Aptitude Test), 선생님의 추천서와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 5가지 요소로 인터뷰할 학생을 선발한다. 이령 양은 GCSE 11과목과 A-Level 4과목에서 모두 A*(A 플러스)라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A-Level에서는 라틴어, 불어, 역사, 수학을 공부했어요. 이때 선생님들께 지적받았던 부분이 바로 논거(Argument)가 약하다는 점이었죠. 따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몸에 배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잡지나 The Guardian Law 사이트의 Opinion을 읽었어요. 글을 어떻게 썼는지 글쓴이의 주장은 무엇인지를 생각했고,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어떤지를 고민했어요.
표현력과 단어는 글을 읽으면서 그 문장의 문맥을 함께 살펴가며 익혔다. 이렇게 전공과 연관된 분야의 글을 일주일에 한두 개씩 꼼꼼히 읽은 것이 에세이는 물론, 적성검사시험과 인터뷰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진로 탐색을 위해 했던 다양한 활동과 책 출판 경험, 인턴십 등도 인터뷰할 때 도움이 되었다.
학교 성적과 적성검사시험(LNAT) 점수로 50% 정도 걸러진 학생들은 옥스퍼드에 2~3일간 머물며 면접시험의 기회를 갖게 된다. 칼리지에서 해당학과 교수들이 면접관이 되어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가르칠 학생들을 직접 선발한다. 이령 양은 첫날 인터뷰에서 모르는 사건 판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처음이라 떨리는 데다 당황해서 제대로 답변을 못 하고 나왔어요.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리고는 오기가 생겼어요. 내일은 모르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자신감 있게 아는 걸 다 얘기하자. 다행히 두 번째 인터뷰는 아는 사건 케이스가 나왔고 열심히 답변한 덕분에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었어요.



<본문 내용>
                                                                                                                                     

1 옥스퍼드 법대 교수님 그리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 어렸을 때부터 유학생활을 한 덕분에 이령 양은 외국인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학창시절을 즐기고 있다

2 이령 양이 취미로 즐기고 있는 옥스포드 대학의 교내 아카펠라 밴드 공연 모습.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음악은 힐링 그 이상의 힘이 되어준다

3 영화 <해리 포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베일리얼 칼리지 식당에서 함께 식사 중인 이령 양과 어머니 이희원 씨. 이곳에서 같은 기숙사 학생들이 매일 함께 식사를 나눈다.

스마트한 시간 활용법으로 즐거워진
공부와 음악활동

어린 나이에 유학을 시작해서 옥스퍼드 법대라는 좋은 결실을 맺을 때까지 엄마 이희원 씨는 이령 양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학교 선생님들이나 하우스 사감과 상의하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가며 이령 양의 학업 방향을 도왔다. 또 수시로 아이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령이는 공부에 욕심이 많아요. 완벽주의적인 성향도 있고요. 에세이를 쓰거나 공부할 때 끝나지 않으면 밤을 새우는 일도 많죠. 자라고 해도 잠을 안 자니. 일단은 비타민이나 한약으로 건강을 챙기면서 신경을 썼어요.
이희원 씨는 몸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 건강도 잘 챙기는 것이 엄마의 몫이라고 말한다. 특히 일찍 유학을 떠난 아이들은 사춘기를 멀리서 부모와 떨어져서 겪기 때문에 잘 챙기지 못하면 엇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령 양은 음악활동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음악활동을 즐겼어요. 공부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Royal College of Music에서 매주 비올리스트로 오케스트라에 참여해 대학 지원할 때도 이 점을 어필하기도 했죠. 공부할 시간이 다른 아이들보다 적을 때도 있었지만, 공부만 하는 삭막한 인생보다는 더 좋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음악에 실력이 있는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령 양은 공연이나 리허설 할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건강관리에 더 신경 쓰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자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다. 교내 아카펠라 밴드에 들어가 일주일에 8시간 정도는 음악활동을 하는 데 쓰고 있다.
“옥스퍼드에 오니까 정말 ‘Work Hard Play Hard Mentality(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노는 방식)’가 이해되더라고요. 쉴 때나 놀 때 신나게 시간을 보내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거죠. 다른 일에 시간을 보낸 것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냈으니 다시 힘내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옥스퍼드는 타고난 천재들도 많지만 시간과 노력을 잘 활용해 공부할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이의 재능을 일찍 알아보고, 그 능력을 꽃 피우는 데 있어 강요가 아닌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준 엄마. 그리고 착실히 공부에 집중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 찾아낸 이령 양. 엄마로서, 자녀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시간이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자녀교육의 노하우가 아닐까.


 

 <취재협조: BEC영국교육원>